[MI가 만난 신탁전문가] 우리銀 “오너·CEO 맞춤신탁 내놓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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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가 만난 신탁전문가] 우리銀 “오너·CEO 맞춤신탁 내놓을 것”
  • 김경렬 기자
  • 승인 2022.06.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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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와 함께하는 자산승계신탁서비스’ 저자 신관식 우리은행 차장 인터뷰
‘독신을 위한 신탁’ 검토…100세 신탁 등 노후 맞춤형 상품 방문판매 준비
신관식 우리은행 차장(세무사). 사진=우리은행<br>
신관식 우리은행 차장(세무사). 사진=우리은행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우리은행이 기업 오너와 대표이사(CEO)를 위한 맞춤형 신탁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자꾸만 몸집이 커지는 신탁 시장에서 활로를 찾아 우리은행 100년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은행은 신탁 전문가 신관식 차장(세무사)을 영입했다. 신 차장은 최근 ‘사례와 함께하는 자산승계신탁서비스’를 출간했다. 매일일보는 신 차장을 만나 우리은행과 신탁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전해 들었다.

신 차장은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보험, 증권사, 은행을 두루 거쳤다. 보험사에서는 방카슈랑스본부, 상품개발본부에 몸 담았고, 증권사에서는 상품전략실, 신탁부서에 근무했다. 펀드, 절세금융상품, 신탁상품 등 전방위 실무를 익힌 셈이다. 신 차장은 2016년 회사를 다니면서 제53회 세무사 시험에 합격했다.

신 차장이 바라본 신탁의 미래는 수려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신탁 시장 규모는 2017년(775조2000억원) 대비 4년 만에 150% 성장한 1166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중 자산승계신탁의 성장을 가늠할 지표 오름세는 더욱 뚜렷했다.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작년 상속세는 세수 대비 77.9%가 증가한 6조9447억원, 증여세는 세수 대비 24.6% 오른 8조614억원이다.

신 차장은 “요즘은 서울에 소재한 30평형 아파트 한 채만 갖고 있어도 상속세, 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다. 자산승계신탁은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가 고민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대안이다”며 “앞으로 고객 맞춤형 재산관리, 솔루션형 종합재산관리, 가문의 자산관리 등 자산승계신탁 시장은 일본·미국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 차장은 역사와 전통에서 우리은행의 도약을 자신했다. 1969년 한국신탁은행이 출범하기 전까지 한일은행(우리은행의 전신)은 국내 유일 신탁업을 겸영한 곳이었다. 신 차장은 “우리은행은 국내 신탁의 역사와 발전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금융기관”이라며 “우리은행은 작년 ‘내리사랑신탁서비스’ 브랜드를 출범하고 이촌세무법인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는 법무법인 광장, 삼육대학교와 협약을 진행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 차장은 우리은행의 공략지점이 기업 오너(Owner)와 대표이사(CEO)를 위한 신탁서비스라고 언급했다. 현행 자본시장법 상 기업 주식을 신탁하면 신탁사는 고객이 맡긴 지분의 15% 이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는 물론 가업승계에 있어 걸림돌인 셈이다. 신 차장은 “신탁시장에서 의결권 개선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은행도 기업 오너를 위한 신탁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차장은 특히 유언대용신탁에서 하이라이트를 그었다. ‘독신(Solo)을 위한 신탁’이 대표적이다. 이복형제 등 유류분 상속자들이 수 십 년째 연락이 안되 간병인에게 재산을 물려주거나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경우다. 신 차장은 “최근 유류분권리자 중에서 형제자매를 삭제하는 민법 일부개정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며 “국회 통과 후 시행될 것에 대비해 ‘독신을 위한 신탁서비스’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억에 남는 사례도 유언 대용 신탁이었다. 신 차장은 “80대 청각장애인 할아버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각종 세금과 비용을 고려한 할아버님은 재산의 80%를 친손자와 외손녀에게 주기 위해 신탁 설정했다. 나머지 20%는 사회복지단체가 추천한 아이들에게 지원할 수 있도록 유언대용신탁을 체결했다”고 언급했다.

신 차장은 ‘노후 신탁 상품 방문판매’ 등 시장변화에도 눈을 크게 뜨고 있다. 신 차장은 “조만간 100세 신탁 등 맞춤형 노후 상품의 방문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상품 판매 프로세스 및 조직을 점검해 개선하기 위해 부서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 차장은 신탁이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신 차장은 “신탁재산을 제한하는 조항은 없지만 ‘재건축이 진행되는 아파트’, ‘농지’ 등 설정이 제한된 재산도 있다”며 “제가 쓴 사례집(사례와 함께하는 자산승계신탁서비스)에서 재건축이 진행되는 아파트, 위반건축물, 농지 등 신탁 설정이 제한되거나 불가능한 경우를 열거했다. 책을 통하거나 전문가와 논의해 신탁을 올바르게 활용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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