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무부와 검찰은 스스로 자정 능력 증명해야
상태바
[사설] 법무부와 검찰은 스스로 자정 능력 증명해야
  • 매일일보
  • 승인 2016.07.17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소위 ‘넥슨 주식 대박’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준 검사장이 17일 결국 구속됐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현직 검사장이 구속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검찰로서는 치욕스런 날로 기록될 것이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가 구속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모두 사표가 수리된 전직 신분이었다. 진 검사장도 사건이 불거지자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대통령이 진상 규명이 먼저라고 방침을 밝혔기에 사건이 표면화된 지 100여일 만에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된 것이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날 새벽 진 검사장 구속된 직후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그만큼 사안이 위중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장관은 ‘법무부 간부 구속 관련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이번 법무부 간부의 금품비리 사건으로 국민들께 크나큰 충격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상응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사에 대한 인사검증 및 감찰 시스템 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국민은 검찰의 자정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처음 외부로 알려진 것은 지난 3월말 공직자 재산 공개를 통해서였다. 당시 검찰은 진 검사장 개인의 문제라며 어물쩍 넘기려 했다. 여론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대통령이 나서 진상 규명부터 한 후 사표를 처리하도록 하면서 이 사건의 진위가 드러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사건을 제 식구 감싸기가 체질화된 검찰에 맡겼다면 실체적 진실은 은폐되고 말았을 것이라는 게 국민들의 일반적 정서다. 사실 대통령의 진상 규명 지시 이후 진 검사장의 거짓말을 처음 밝혀낸 것도 공직자윤리위원회였다. 검찰이 아니다.

검찰은 최근 들어서도 전관예우는 물론 부하 검사의 자살을 불러온 막말 파문 등으로 국민을 아연실색(啞然失色)하게 만들었다. 이런 구설수가 검찰 위상 추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김 장관은 “누구보다도 청렴하고 모범이 되어야 할 고위직 검사가 상상할 수 없는 부정부패 범죄를 저지른 점에 대하여 부끄럽고 참담할 따름”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자괴감(自愧感)은 훨씬 더 크다. 이를 제대로 인식한다면 법무부 장관의 이번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국민이 반드시 확인할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