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케아를 무릎 꿇린 중국 소비자에게서 교훈 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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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케아를 무릎 꿇린 중국 소비자에게서 교훈 얻어야
  • 매일일보
  • 승인 2016.07.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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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중국도 다국적 가구기업 이케아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잇따른 어린이 사망사고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리콜에 들어간 서랍장에 대해 이케아가 중국에서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팔린 말름(MALM) 시리즈의 서랍장이다. 리콜하지 않고 환불만 해주겠다는 발표에 소비자들이 들고 일어서자 결국 방침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과 유럽에서는 리콜은 하지 않고 환불만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벽에 고정돼 있지 않은 서랍장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가 6건이나 발생하자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조사에 나섰고 미국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지켜야 하는 안전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케아는 급기야 서랍장에 대해 미국 시장에서 2900만개, 캐나다 시장에서 660만개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이케아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국 등은 리콜 대상에서 배제했다. 현지의 안전기준을 충족시켰다는 게 이유였다. 여기까지는 배기가스 조작과 관련해 미국에서는 거액을 배상하겠다면서도 한국에서는 기준을 지켰다며 버티고 있는 폴크스바겐의 행태를 쏙 빼닮았다.

중국 소비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케아의 조치를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언론들도 이케아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 문제를 보도했다. 일제히 ‘이케아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이케아는 중국에서 리콜을 검토하겠다며 물러섰다. 결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에 ‘말름 시리즈’ 등 170만개의 서랍장을 리콜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케아로서는 세계 최대의 소비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케아 제품의 작년 중국 내 판매량은 15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이케아는 소비자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케아는 매우 책임 있는 기업”이라고 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예외 지역이다. 미국과 캐나다, 중국에서는 소비자 안전이 중요하지만 한국은 아닌 것이다. 책임도 지지 않겠다고 한다.

폴크스바겐 사태 때 우리는 배기가스를 조작한 제품이라도 배상을 해줄 수 없다고 버티면서 할인에 나서니 너도 나도 구매행렬에 나섰다. 잘못된 행태에는 소비자의 강력한 대응이 특효약이다. 우리 소비자들은 중국의 모습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글로벌 기업의 봉 신세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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