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정치행사 '양회' 개막…5%대 성장률 목표 유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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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대 정치행사 '양회' 개막…5%대 성장률 목표 유지 전망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4.03.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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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대응·'3대 신성장동력' 지원책 등 발표 예상
대만 해협·남중국해 갈등 고조…국방 예산 증가율 '관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개막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3기 두 번째 열리는 양회를 맞아 부동산·지방부채·내수 해법 등 경제 부양책에 관심이 모인다.

이날 현지 언론들은 국정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14기 2차 회의가 4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2차 회의가 5일 각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회한다고 전했다. 양회는 이 두 회의를 통틀어 일컫는 말로, 열흘 동안 정치와 외교, 군사, 경제 등 국가 정책 주요 분야에 대한 결정을 진행한다.

외신들은 작년 양회에서 '시진핑 3기'가 공식 출범한 만큼 올해 양회는 경제 회복 등 내정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5일 개회식 후 있을 리창 국무원 총리의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경제정책 추진 방향, 국방 등 부문별 예산 계획이 제시되는 것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중국 전문가들은 리창 총리가 지난해와 비슷한 5%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작년 전인대에서 '5% 안팎'의 성장률을 목표로 설정했고 올해 초 중국은 작년 한 해 성장률이 5.2%로 집계돼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일부 글로벌 투자기관은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국내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인해 작년과 달리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4% 중반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작년에도 중국 당국이 내놓은 5%대 목표치가 '낙관론'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통해 실제로 달성한 만큼 작년과 동일하게 5% 수준 목표치를 내놓을 것이란 예측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내수 진작 조치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속해 언급하고 있는 첨단 산업 발전 중심의 '신품질 생산력'을 비롯해 △부동산 침체 상황 대응 △지방정부 부채 부담 완화 대책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3대 신성장동력' 지원책 등을 발표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 기존 대미 강경책에서 선회하고 외교부장(외교장관)을 교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팡중잉 쓰촨대 석좌교수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양회 기간 미국의 두 대선 후보에 관해 중국의 의견을 묻는 말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낮아 이를 지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지만 중국에 강경한 태도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 역시 중국에는 부정적이기 때문에 '딜레마' 상황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중국이 신중한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작년 양회에서만 해도 중국의 대미 입장은 강경했다. 3연임을 확정한 작년 정협 회의에서 시 주석은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력이 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포위·억압을 실시해 중국의 발전에 전례 없는 심각한 도전을 제공했다"며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정찰 풍선' 등으로 미중 관계가 심각히 악화됐던 작년과 달리 지난 11월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관계는 다소 완화된 상태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루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에 대해 "중국은 (양회에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 구축을 위한 자국의 희망과 노력을 단호하게 표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교부장 교체 차원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중화권 매체들이 후임 외교부장으로 유력하게 지목하는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하는 친강 전 외교부장과 달리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젠차오 부장은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을 잇달아 접촉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오기도 했다.

한편 이번 양회에서는 중국의 대만 관련 메시지 여부에도 시선이 모인다.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오는 5월 취임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왕후닝 정협 주석이 대만 공작 회의에서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비판 수위를 연일 끌어올리고 있다. 이처럼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방예산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1조5537억 위안(약 288조원)이었다. 코로나19에서 회복한 2022년 이후 계속해 7%대 국방예산 증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수준의 증가율을 보일지, 이보다 더 높은 폭으로 증가할지 주목된다.

이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가자 전쟁과 관련돼 중국은 "전쟁 중단이 시급하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을 구축한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등 책임 공방보다는 평화적 해결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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