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의사들 해외로 떠난다… 필수의료 공백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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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의사들 해외로 떠난다… 필수의료 공백 가속화
  • 이용 기자
  • 승인 2024.0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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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전문의, 과도한 업무량에 지쳐 해외이민 고려
경기도 수원시 한 의원에 오후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한 의원에 오후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일부 젊은 의사들이 과도한 업무에 지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명감을 갖고 보건의료 현장에 투신한 의사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가 의료 인재 유실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독일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의료인의 근무시간과 업무 강도는 국내 상급종합병원보다 조건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발표한 2022년도 전공의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전공의 52.2%의 주당 근무 시간은 80시간을 넘었다. 대형병원은 이 비율이 60.3%까지 올라갔다. 레지던트 1년 차 평균 주당 근무 시간 중위값은 90시간 정도다.

협의회는 “전공의들은 주당 100시간에 육박하는 인권 유린의 현장 속에서 근무한다. 일반 작업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36시간 연속근무가 버젓이 자행된다”면서 “이는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도 유례를 찾기가 어려운 근로조건”이라 강조했다.

매번 국내 의료 체계와 비교 대상이 되는 독일 의료인의 경우, 정작 국내 의료인보다 업무 강도가 적었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의사 커뮤니티인 ‘Facharzt JETZT’에서 활동하는 의료인은 “독일에 있는 1900개 이상의 병원은 주당 40시간 근무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은 하루 8시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하루에 한 두 명의 의사가 교대로 근무한다”고 말했다. 업무량이 비교적 높은 대학병원 정규 근무시간은 공식적으로 주 42시간이지만, 비공식적으론 80시간(야간근무 포함)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한국 의사보다 독일 의사가 20시간은 더 적게 일하는 셈이다. 정부 측은 해당 문제를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 지적한다. 반면 현장의 의사들은 근거 없는 수련교육시간 확보를 명목으로 노동착취가 정당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포화 상태에 놓인 미용의료 개원가의 업무 환경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명감을 갖고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신경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의사들이 해외로 떠날 계기가 만들어졌단 분석이 나온다. 매일일보 취재에 응한 한 소청과 전공의 C씨는 독일로 이민 갈 경로를 이미 확인해뒀다고 밝혔다.

C씨는 “국내 소청과에서 근무하면서 병원으로부턴 열악한 처우를 받았고, 환자 보호자로부턴 모욕을 당해왔다. 독일 의사 급여가 한국보다 적지만, 근무 환경은 월등히 좋아 이민을 적극 고려해 볼 것”이라고 했다.

독일은 해외 의료 인력 유입에 적극적이라 의사 본인에게 범죄 사유가 없고 전문 언어 능력만 증명되면 해외 이민이 원활하다고 알려졌다. 이민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전문언어시험인 ‘FSP’인데, 합격을 돕는 어학원의 학습 코스가 따로 존재한다.

그 후 해당 의사의 교육과정이 EU 의대와의 동등성이 인정되면 독일 현지 의사 면허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인정되지 않는다면 지식시험인 KP를 보고, 수업을 추가로 들으면 된다. 사실상 언어 장벽만 넘으면 이민이 수월한 셈이다.

이민 난이도가 높지 않은 만큼, 현재 의정 갈등으로 궁지에 몰린 의료인들이 해외로 유출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울 S병원 관계자는 “이전에도 의-정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이민을 알아보겠다는 의사들이 종종 있었다. 타협 여지가 없다는게 확실시 되면, 의사들이 최후의 방법으로 이민을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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