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가자 휴전 요구' 3번째 부결…美 반대 못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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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가자 휴전 요구' 3번째 부결…美 반대 못 넘어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4.02.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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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마스 책임 강조' 대안 표결 주장
국제사회 "이스라엘 학살 용인하는 것" 성토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국제연합(UN) 본부에서 토마스 그린필드 미국 주 UN 대사(중앙) 및 아마르 벤자마 알제리 주 UN 대사(우측) 등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대한 UN 안전보장이사회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국제연합(UN) 본부에서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미국 주UN 대사(중앙) 및 아마르 벤자마 알제리 주UN 대사(우측) 등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대한 UN 안전보장이사회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에 또다시 실패했다.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가자 휴전 결의안 채택이 불발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안보리는 20일(현지시간) 가자 문제 등을 포함해 알제리가 제시한 중동 현안 관련 결의안에 대해 표결을 진행했다.

앞서 알제리는 가자지구 내 △즉각 휴전 △인도주의적 지원 허용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이주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중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이 찬성했고 영국은 기권했다. 그러나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통과되지 못했다. 안보리 결의안 통과를 위해서는 15개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과 상임이사국인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중 어느 한 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알제리가 제시한 결의안이 현재 진행 중인 중동 휴전 협상에 차질을 줄 것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미국 주UN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여러 당사국이 민감한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며 "지금은 이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알제리가 제출한 초안 대신 세부 사항이 다른 대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출안은 '즉각 휴전' 내용을 삭제하고 하마스의 인질 전원 석방이 전제되는 임시 휴전 촉구와, 가자 전쟁의 계기가 된 지난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 행위 비판, 하마스의 가자 통치 반대 등의 내용을 담았다. 다만 미국은 자국 제출안의 표결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도 불거졌다. 아마르 벤자마 알제리 주UN대사는 "오직 휴전만이 우리가 추구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며 "오늘 잘못된 결정에 내일 중동지역과 세계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준국 대한민국 주UN 대사도 "가자지구 민간인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서는 인도주의적 휴전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고려했다"며 "가자지구 인구 절반 이상이 밀집한 라파에서 사람들은 대규모 지상작전으로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는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장쥔 중국 주UN 대사도 "중국은 미국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강한 실망감과 불만을 표한다"며 "미국의 거부권 행사는 (이스라엘이) 학살을 지속하는 데 대해 청신호를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인권단체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국제앰네스티(AI)의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 국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이 안보리의 휴전 촉구를 방해하기 위해 "거부권을 무기화했다"고 지적했다.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의 에브릴 베누아 사무총장도 미국의 거부권 행사는 "비양심적"이라며 "팔레스타인인 민간인 보호 노력을 사실상 방해했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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