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시신 행방불명…푸틴 향한 국제사회 비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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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시신 행방불명…푸틴 향한 국제사회 비판 고조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4.02.18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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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측근 "푸틴에 살해된 것 확신"
러는 혐의 부인…추모 시민 100여명 구금하기도
17일(현지시간) 독일 푸랑크푸르트의 폐쇄된 러시아영사관 앞에 최근 사망 소식이 알려진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사이 나발니를 추모하는 사진과 꽃이 놓여있다. 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독일 푸랑크푸르트의 폐쇄된 러시아영사관 앞에 최근 사망 소식이 알려진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사이 나발니를 추모하는 사진과 꽃이 놓여있다. AP=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최근 옥중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이자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시신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발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대두되며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외신들은 나발니의 측근들이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시신을 넘겨주지 않고 있으며, 소재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사실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16일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나발니는 2011년 반부패재단을 창설하고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운동가로 주목 받았으나, 극단주의 활동 및 사기 혐의로 기소 당하며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2021년 1월부터 복역 중이었다. 나발니의 사인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1차 검시에서 사인이 드러나지 않아 2차 검시까지 유가족에 시신을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나발니 측근들은 푸틴 대통령의 살해 혐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나발니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쉬는 SNS를 통해 "나발니가 살해됐으며 푸틴이 직접 그 명령을 내렸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나발니의 배우자인 율리아 나발나야도 나발니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당일 독일에서 개막한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해 "푸틴과 푸틴 정부를 믿을 수 없다. 그들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한다"며 "지금 러시아에 있는 악을 물리치기 위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뭉칠 것을 촉구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MSC에 참석한 세계 각국은 나발니를 추모하고 러시아에 대한 규탄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이날 회담에 앞서 나발니의 명복을 빌며 1분간 묵념을 진행했다. 또 러시아와 전쟁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푸틴은 야권 지도자든 자신에게 표적으로 보이는 사람이든 원하면 누구나 죽인다"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끔찍한 인권 침해가 일어났을 때는 그에 따른 후과가 있어야 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조처 방안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러시아는 나발니의 사망 책임론을 부정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사망 원인에 관한 정보는 아직 없다. 그러나 (러시아의 책임이라는) 성명이 나오고 있다"며 "이것은 완전한 광기다. 우리는 그러한 성명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에 대한 추모 분위기도 경계하며 여론 단속에도 나섰다. 당국은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자는 메시지가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행정 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것이니 유의하라"며 집회 단속을 예고했다.

현지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당국은 현재 러시아 곳곳에서 나발니를 추모하는 시민들을 연행·구금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러시아 전역에서 100여명의 시민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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