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선택과 집중"…K-산업계, ‘맞춤형’ 中 전략으로 솔루션 모색
상태바
[기획]"선택과 집중"…K-산업계, ‘맞춤형’ 中 전략으로 솔루션 모색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4.02.07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 ‘바이두 AI 탑재’ 갤럭시S24 공략…배터리 R&D·MLCC 공장
SK, 배터리·반도체 공장 운영…부회장 별도조직및 중국통합법인 운영
현대차, 고성능·전기차로 브랜디 제고…수소 생산·연구 거점 확보
포스코그룹, 전기차용 강판 생산 확대…LS그룹, 전기차 릴레이 생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에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은 포기할 수 없다. 미·중 갈등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의 중심에 서 있고, 중국 내 권위주의 정치체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 생산·공급망 및 소비 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중국을 외면한 채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는 현실적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LS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중국 사업을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중국 사업 환경의 가장 큰 변화는 경제규모 확대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이다. 국내 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활용, 중국 현지에서 중저가 보급형 제품을 생산해 내수 시장을 공략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여기에 중국 기업의 ‘애국 마케팅’이 소비자의 자국 상품 판매를 부추겼다. 사드 사태 등 반한(反韓) 정서도 여기에 편승해 국내 기업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급격히 추락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중국 사업 전략을 수정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현지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비용 절감 효과도 적은 공장은 과감히 정리하는 생산설비 효율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이 돋보이는 고성능·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사 브랜드 파워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덧붙이고 있다.

삼성에서는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4 시리즈에 중국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의 인공지능(AI) 챗봇을 핵심기능으로 탑재한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첫 AI 스마트폰 야심작이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역대급 사전판매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세를 바이두와의 협업으로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입지를 키우겠다는 각오다. 실제 중국 시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핵심적 지위를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라이벌 애플이 중국 판매량이 줄어들자 주식가격이 폭락한 것이 대표적 예다.

삼성은 중국에서 생산 및 연구·개발(R&D) 거점도 확충하고 있다. 삼성SDI는 중국에서 텐진과 시안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SDI R&D China(SDIRC)'를 설립해 중국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SDIRC는 중국의 우수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특화 기술 확보를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중국 텐진 사업장에서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기 텐진 사업장을 찾기도 했다.

SK그룹에서는 2010년 SK차이나 그룹 중국 통합법인을 통해 중국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진우 부회장이 SK 중국사업담당으로서 중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SK온이 배터리 사업을 하고 있다. SK온은 중국에서 창저우와 옌청, 후이저우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SK온은 25억 3000만달러(3조원)을 투자해 옌청 2공장을 건서라고 있다. 옌청 2공장은 SK온의 중국 내 첫 단독 생산거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코나, EV5 등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고성능 브랜드 N를 통해 브랜드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 점유율 1%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N, 더 뉴 엘란트라 N'(아반떼 N) 등을 중국 현지에서 공개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기아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일단 중국에서 버티는 가운데 미래를 기대하기 위해 EV5를 출시했고, 성공의 첫 출발을 위한 전환점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첫 해외 생산기지 HTWO광저우를 중국 광둥성에 구축했다. 중국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생산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 우수한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해 중국과 광둥성의 수소산업 고품질 발전과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중국의 전기차용 강판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력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중국 장쑤성 쿤산시에 위치한 POSCO-CSPC에 초고강도 경량강판(기가스틸) 전문 가공 공장을 준공했다. 기가스틸은 경량화에 장점이 있어 전기차 생산의 필수소재다. 포스코는 중국 하북강철집단과 합작으로 중국 내에 자동차용 강판 생산·판매를 위한 합작사업도 추진한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하북강철집단과 합작 자동차용 도금강판 생산·판매 공장의 준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LS그룹은 중국 장쑤성 우시시 사업장에서 중국 시장용 전기차 릴레이를 생산 중이다. 지난해 5월 LS그룹은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1300억원을 투자해 현지 산업단지 설비 증설에 나섰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우시 신공장을 녹색 저탄소 지능형 시설로 건설하고 고급 생산 라인과 선진 기술을 추가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