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시장 정조준…박용인 사장 "반도체로 휴머노이드 만들겠다"
SK하이닉스 '키파운드리' 통해 역량 강화 도모…자회사 시너지도 주목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사업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2030 시스템반도체 1위'를 정조준하며 이미지센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 이미지센서 라인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로 들어오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최근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GNK' 출시가 대표적이다. 이번 신제품은 2년 만에 내놓은 5000만화소급 제품으로, 내년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되며 판매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아이소셀 GNK는 너무 어둡거나 밝은 상황에서 이미지를 더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디지털 사진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에 따른 품질 저하 현상도 줄였다. 더불어 기존 삼성 '아이소셀 GN1' 모델보다 낮은 전력을 사용, 완제품의 배터리 효율 증대에 기여한다.
업계에서는 아이소셀 GNK이 삼성전자, 구글 등 내년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사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개발에 주력, 이미지센서 1위 소니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 시장에서 29%의 점유율을 기록, 소니(54%)와의 격차 줄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9월 세계 최초로 2억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1'을 출시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차량용 이미지 센서인 '아이소셀 오토', '아이소셀 비전' 등을 선보이며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력 AP인 '엑시노스'에도 힘을 잔뜩 주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기대주는 삼성전자가 절치부심해 선보이는 '엑시노스 2400'이다. 내년 초 나올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 S24'에 탑재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최근 '삼성 시스템LSI 테크데이 2030'에서 이 제품을 공개하며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성능 1.7배, 인공지능(AI) 성능 14.7배 향상했다고 밝혔다. 엑시노스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개선을 위해 AMD와의 협업을 더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반도체 도약을 이끌 돌파구로 AI를 낙점, 'AI 퍼스트'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박용인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이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반도체대전'에서 "반도체 업계에서 AI 분야가 주축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로 사람, 즉 휴머노이드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SK하이닉스도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키파운드리 간 시너지 확대에 기대감이 모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키파운드리 인수 완료를 알리며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와 키파운드리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 안정화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키파운드리를 통해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 역량 확대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17년 파운드리 기업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설립, 비메모리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한편 1년 넘게 기존 사명을 유지해온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에 인수된 지 1년 3개월 만에 SK키파운드리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비메모리 부문의 경쟁사로 지목되는 DB하이텍 역시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기업으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현재 DB하이텍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0위권에 자리한다.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돼 혁신기술을 통해 특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만들겠다"면서 "수익률 넘버원 기업으로 회사를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