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화식 도전…‘국내 3대 펫푸드 기업’ 도약 목표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고규련 포옹 영양팀 총괄 이사는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사가 됐지만, 수의사는 동물이 아파서 돈을 번다는 현실에 항상 괴로웠다. 동물들이 아프기 전에 이들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매일 먹는 ‘주식’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고 이사와 포옹의 동행은 시작됐다.
포옹은 강아지‧고양이 주식 제품을 비롯해 간식, 보조제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 및 판매하는 펫케어전문기업이다. 생식 및 화식 형태의 주식 제품들이 포옹의 주력 제품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포옹 본사를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반겨주는 이들은 직원들의 반려동물이다. 각 자리마다 반려동물용 방석, 장난감, 간식이 즐비하다. 그곳의 반려동물들은 낯선이의 방문에도 열렬히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맞이한다. 기자 역시 집사로서, 이들이 무수한 사랑과 배려를 받고 지냈음을 단숨에 알아볼 수 있었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사무실 분위기만으로도 포옹의 작업 환경과 철학, 정체성을 엿볼 수 있었다.
고 수의사는 2018년 정형외과 동물병원 근무 당시 ‘마이베프(My Vef)’라는 애견 간식 브랜드를 창업한 경험이 있다. 이후 2020년 ‘마즈’, ‘콜게이트’와 더불어 세계 3대 펫푸드 브랜드인 ‘퓨리나’를 수입·판매하는 롯데네슬레코리아에서 품질보증 및 규제 담당직을 역임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대은 포옹 대표의 권유로 포옹 영양팀 총괄직을 맡게 됐다.
“포옹 합류를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진정성’이다. 포옹 생산과정을 처음 마주했을 때 ‘품질검사에 이만큼 돈을 쓴다니’생각하며, 그 집요함에 크게 놀랐다. 자연식을 직접 설계하고 제조까지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포옹은 스타트업임에도 불구, 품질 하나만 바라보고 이에 도전하는 ‘진심’을 지닌 곳이다.”
⃟ ‘보호자’가 아닌 ‘반려동물’을 위한 펫푸드, 얼마나 될까
“펫케어 업계 관행은 ‘반려동물 사업은 마케팅이면 다 돼’였다. 보호자한테 잘 먹히는 소구점을 잡고 겁주는 마케팅을 하면 다 팔린단 분위기에 염증을 느꼈다.”
마케팅에 모든 인력과 자본을 투자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품질‧생산은 OEM으로 떠넘기는 곳이 대부분이란 설명이다. 그 배경엔 사람 식품 대비 현저히 미비한 펫푸드 생산 및 품질 관리 관련 법 등 현실적인 문제점이 존재한다.
고 수의사는 펫푸드가 품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자체 생산 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옹은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흥신리에 두 개의 공장을 갖고 있다. 생산 전 과정을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다보니, 문제가 생기면 전량 폐기 등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포옹은 까다로운 자가 품질 검사 시스템을 갖췄다. 한 제품에 대해 분기에 한번씩 품질 검사를 실시하며, 횟수는 평균 10~15회에 달한다. 포옹의 메인 제품인 ‘화식선생’의 경우, 순수 성분 검사비로만 3000만원 이상이 투입됐다.
포옹의 품질력은 보호자들이 알아본다. 2020년 첫 출시 후 현재까지 약 67t의 제품이 판매됐고 약 1만6000개의 고객 리뷰 및 평균 평점 4.93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KCIA 한국소비자평가 수제사료 부문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 최종 목표는 ‘펫푸드 3대 회사’ 도약
최근 고 이사는 ‘고양이 주식’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뭐든 잘 먹는 개와 달리, 고양이는 질감, 온도, 모양 등에 민감해 기호성을 맞추기 매우 어렵다. 그 역시도 14살짜리 노묘를 모시는 집사다.
6개월 간 500마리에 달하는 고양이들의 기호성 테스트와 함께 3년 간 축적한 고객 후기 데이터와 8곳의 동물병원 수의사들의 의견을 수집했다. 그 결과, 고양이 전용 화식 ‘마이미우즈’가 탄생했다. 자신의 반려묘에게 자신있게 급여할 수 있을 만큼의 기호성과 영양학적 가치를 갖췄다고 자신했다.
그는 포옹을 국내 3대 펫푸드 전문회사 반열에 올리기 위해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고규련 수의사는 “반려동물은 의식주를 스스로 선택할 수 없기에 더욱 깐깐한 품질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뻔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 ‘진정성’인데, 수의사로서, 또 포옹의 영양팀 총괄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펫푸드 품질 혁신을 주도해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