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수출 중심' 반도체·디스플레이도 연휴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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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K-수출 중심' 반도체·디스플레이도 연휴 잊었다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09.24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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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중단 시 수율 조정 문제 등 후폭풍 커…생산라인 지속 운영
반도체 공장도 가동…D램 점유율 증가에 10월부터 수출 청신호
디스플레이업계 생산라인도 정상 근무 돌입…패널 생산 등 주력
OLED 등 일부 제품 수요 증가세에 가전업계도 ‘부분 가동’ 가능성
삼성전자 직원들이 화성 사업장 클린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최장 일주일간의 '황금 추석 연휴'를 맞아 국내 기업들이 대부분 휴식에 들어가지만, 우리나라 경제 주축 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는 생산라인을 풀가동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산라인을 멈추지 못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공장에선 올 추석에도 평상시와 같이 교대근무에 나선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LG디스플레이 등이다. SK하이닉스와 DB하이텍 생산공장도 연휴 기간 쉼없이 운영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화성·기흥·평택 반도체 공장과 SK하이닉스 이천·청주 반도체 생산공장, DB하이텍 부천공장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4조 3교대로 생산라인을 100% 가동한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라인을 24시간 돌려야 하니 쉬기 어렵다. 짜여져 있는 교대조대로 근무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연휴에 근무하는 경우 내부 규정에 따른 일부 보상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패널에 먼지 한 톨조차 용납하지 않는 디스플레이업계 역시 명절 연휴를 반납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사업장과 LG디스플레이의 구미․파주사업장에서 일하는 생산직 직원 전원은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이 기간 정상 근무에 돌입한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천재지변이나 전쟁과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생산라인이 멈추는 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장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기업들도 일일 교대 근무 등으로 추석 연휴를 반납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직원이 파주공장 생산기지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이들 업계가 생산라인을 24시간 돌리는 주된 이유는 다른 제품군과 달리 공장 특성상 한 번 멈추면 재가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공정이 멈추면 최소 몇백억원대 규모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 제품 수율을 위해 설정해 놓은 수치들을 다시 조정하는 것은 물론, 미세먼지 등을 걸러내는 무균 청정 공간인 클린룸마저 멈출 경우 그 날 생산한 수만 장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 아주 작은 먼지로도 불량률이 높아져서다.

천장과 바닥에 필터와 순환기가 설치돼 이물질이나 먼지가 없는 맑은 공기가 24시간 흐르는 클린룸 유지는 이들 업계에선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다. 작업자들은 클린룸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방진복을 착용하고, 클린룸은 365일 일정한 습도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긴 연휴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직군은 4조 3교대로 생산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들은 하루 8시간씩 근무하며 현장을 지킬 방침이다.

가전 제조 사업장의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장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이지만 수요가 늘어난 일부 제품 라인에서는 상황에 따라 부분적으로 특근을 운영할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이 시급한 경우 부분 가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들은 대신 다양한 방식으로 직원들을 격려한다. 추석 당일 전·송편 등 명절 분위기에 맞는 특식을 제공하고, 귀향하지 못하는 인원들을 위해 기숙사에서 공동차례상을 차린다. 또 사업장별로 귀향 버스를 운영해 퇴근 후 직원들이 편안하게 고향에 다녀올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한편 ‘수출 효자 품목’으로 꼽히던 반도체는 최근 업황 회복 지연과 메모리 단가 하락 지속으로 고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8월 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1% 감소한 86억4000만달러다.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42억5000만 달러로 26.1% 감소했고, 시스템 반도체는 39억7000만 달러로 14.9% 줄었다. 휴대폰 수출은 12.2% 감소한 9억9000만 달러다. 기기 수요 회복 지연으로 완제품(1억8000만 달러, 30.6%↓) 및 부분품(8억2000만 달러, 6.9%↓) 수출이 감소했다.

다만 초거대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핵심 부품인 D램 가격이 상승세로 접어들면서 4분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적잖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은 고대역폭 메모리(HBM)·DDR5 등 고부가 D램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기존 D램 생산능력 축소가 맞물려 3분기부터 상승 전환하고, 낸드도 가격 저점 인식 확산과 재고 감소 효과로 4분기부터 상승 전환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4분기 말부터 수급 정상화 국면에 진입해 2024년부터 반도체 상승 사이클의 기울기가 가파르게 전개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8월 수출은 21억3000만달러로 전월 동기 대비 1.8% 늘었다. 모바일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 확대가 전체 디스플레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우리 기업의 주요 휴대폰 생산 기지가 위치한 베트남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하며 전체 디스플레이 수출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수출은 13억5000만 달러로 22.3%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OLED가 전년 동월 대비 16.3% 증가한 14억6000만 달러다. 특히 최대 수요처인 베트남(12억6000만 달러, 20.7%↑)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이에 3개월 만에 수출이 증가 전환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폴드5의 흥행과도 맞물리는 것으로 보인다. 갤Z5는 우리나라에서 사전예약 100만대를 돌파하며 역대 폴더블폰 기준 최고 기록을 세웠고, 유럽에서도 초기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폴더블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내 OLED 채용 확대 기조가 나타나면서 OLED 점유율은 우상향 추세다. 액정표시장치(LCD0의 경우 국내 생산 중단 및 사업 축소 영향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수출은 24.3% 감소한 4억1000만 달러다.

담당업무 : 통신, 게임업계 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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