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모델도 출시 앞둬…저렴한 가격으로 승부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최근 경차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자동차 시장 성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상황에서 홀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동안 인기가 시들했지만 경기 침체,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기아의 레이 전기차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고 내년 현대차 캐스퍼 전기차 모델 생산이 예정되면서 향후 경차의 행보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8월 자동차 신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신차 판매는 12만4466대로 전월 대비 14.2%, 전년 동월대비 6.9% 감소했다. 이 와중에 경차 판매량은 1만2078대로 전월 대비 3.7%, 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하는 등 유일하게 상승곡선을 그렸다.
국내 대표 경차 모델인 기아 레이, 모닝, 현대차 캐스퍼는 지난달 국산차 판매 순위 10권에 안착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경차는 국산차 판매 전체 순위 5위에 오른 기아 레이였다. 지난달 3797대 판매된 레이는 전년 동월대비 30% 증가했고 올해 누적 3만4003대 판매되는 등 순항을 이어갔다.
2021년 등장한 현대차 캐스퍼는 지난 상반기 떨어진 신차효과로 인해 다소 주춤했지만 경차 상승세를 타고 반등에 성공했다. 캐스퍼는 지난달 3692대 판매돼 전년 대비 5.7% 오른 수치를 보였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2만8389대다.
기아 모닝은 그간 다른 경형 모델 대비 부진한 성적을 보여왔지만 지난 7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더 뉴 모닝’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판매량을 끌어 올렸다.
업계는 경차 상승세에 대해 경기 불황, 유가 상승 등을 꼽았다. 국제 유가가 10주째 오르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경차는 다른 차급 대비 저렴한 차 값과 유류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차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여러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취득세를 최대 75만원까지 감면 받을 수 있고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요금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 자동차세와 보험료가 저렴하고 유류세 환급 카드를 신청하면 연간 최대 30만원까지 환급받을 수도 있다.
경차는 주춤한 전기차 시장의 구원투수로도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인데 비교적 저렴한 경형 전기차가 출시 소식이 들려오며 소비자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모델은 9월 출시 예정인 레이 EV다. 이 모델은 2012년 '국내 최초 양산 전기차' 타이틀을 달고 출시됐지만 당시 부족한 기술력과 높은 가격으로 외면 받았던 차량이다.
반면 이번에 출시되는 모델은 200km 이상의 주행거리, 2000만원대 가격 등이 스펙 등 합리적인 스펙을 지니고 있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어 내년엔 캐스퍼 전기차가 등장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 전기차는 내년 상반기 시험 생산을 거쳐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 될 예정이다. 내년 출시되는 만큼 레이 EV보다 뛰어난 성능이 기대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예로부터 경차 시장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활발해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경형 전기차 출시가 시장 반등에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