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 MRO 시장에도 적극 진출 의사 표명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한화오션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4대 사업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자금을 방산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다. 해외 사업 수주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만큼 한화오션의 전략에 이목이 집중된다.
28일 영국 방산 컨설팅 회사 '제인스 포캐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함정 시장 규모는 2031년까지 9930억 달러(한화 1315조327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제 정세의 불안정 등 지정학적 위기가 더욱 심화된 데에 따라 각국 정부가 국방 예산을 늘린 결과라는 평이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이를 기회로 인식해 적극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한화오션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를 이뤄내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고 천명하며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안을 결의했다.
이 중 45%에 달하는 9000억원을 기술 업체 인수 등 해양 방산 해외 진출 거점 확보에 활용해 2430억달러(321조6591억원) 규모의 글로벌 안보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워싱턴관은 한화오션이 글로벌 선박·건조 기업 '오스탈'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를 소개했다.
호주에 본사를 둔 오스탈은 미국 앨러배마주에도 지사를 두고 있고, 미 해군의 연안 전투함인 LCS(Littoral Combat Ship) 생산을 담당했다. 그러나 분식 회계와 실적 부진까지 겹쳐 매물로 나왔다.
현지 매체들은 한화오션이 오스탈을 품으려 하는 것은 32억 달러(4조2368억원) 수준의 감시함 건조 계약을 앞두고 있고, 최근 미국 지사가 기존 알루미늄 제조업에 강철 생산 라인을 추가해 건조 능력을 제고해 기업 가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정부는 미국·영국과 맺은 동맹체인 '오커스(AUKUS)'를 통해 향후 30년 간 3680억달러(487조1952억원)에 달하는 원자력 잠수함 8척 획득을 추진 중이다. 이와 같은 연유로 미 해군과의 계약시 오스탈의 중차대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해양 굴기를 외치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어 같은 서방권인 한국의 한화오션이 오스탈을 인수할 경우 한미 양국 조선업계의 협력이 증대될 전망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어느 지역의 업체를 인수하는 데에 자금을 얼마나 들일지 아직 확정된 바가 전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의 장기화로 유럽과 캐나다에서도 노후 잠수함 대체 사업이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는 2014년 발루스급 잠수함을 도태시킨다는 계획 아래 2025년부터 신형 기재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폴란드도 신형 잠수 3~4 도입을 골자로 하는 오르카 사업에 22억5000만유로(3조2193억원)의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고, 캐나다 역시 노후 잠수함을 퇴역시켜 449억달러(59조4476억원)에 달하는 신조 잠수함 12척을 구입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모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대형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메가와트시(MWh)급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 개발을 완료했다. 이를 자사 잠수함에 탑재하고, 한화시스템의 무인 전투 체계도 갖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한화오션은 향후 해외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MRO는 선박의 전 수명 주기 간 꾸준히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이에 따른 추가 수익도 창출해낼 수 있어서다. 모도 인텔리전스는 해군 함정 MRO 시장이 올해는 566억6000만달러(75조291억원)이나, 연 평균 1.95%씩 성장해 2028년에는 624억4000만달러(82조683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