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새 아파트 입주 폭탄... 충격은 非아파트가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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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새 아파트 입주 폭탄... 충격은 非아파트가 흡수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3.06.0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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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 전셋값, 2년 전 빌라 수준
빌라 살 이유 없다... 갭투자 공실 리스크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올해 수도권 일대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증함에 따라 비(比)아파트 시장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주거 조건이 양호하고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도 있는 아파트 전세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빌라와 오피스텔 등은 역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총 3만1417가구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8%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수도권(2만1912가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동월보다 물량이 235% 증가하면서 가뜩이나 심화된 역전세난 우려를 키웠다.

문제는 비아파트 시장이다. 수요가 많은 신축 아파트는 시간이 흐르면 전세 매물을 소화할 수 있겠지만, 신축아파트에 세입자를 빼앗긴 비아파트의 경우 도미노식으로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이달 1만여 가구가 입주하는 인천의 경우 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1~2억원대로 내려갔다. 2년 전 신축 빌라 전셋값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달 말 입주하는 미추홀구 주안동 '힐스테이트푸르지오주안(2958가구)' 전용 59㎡의 경우 1억8000만원부터 전세 호가가 시작한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기준 단지의 전월세 매물은 총 609가구로, 아파트 동 대여섯개가 동시에 시장에 풀린 것과 같은 규모다. 이같은 신축 아파트들은 인근 빌라 시장에서 젊은층이 진입하며 가격이 다소 오르고 있다.

미추홀구의 한 공인A 관계자는 "2년 전 신혼부부를 위해 이 가격에 신축 빌라를 구해줬는데 지금은 같은 돈으로 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것"이라며 "그나마 세입자들이 빌라에 사려는 이유가 넓기 때문인데, 지금은 가격이 워낙 바닥이라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공인B 관계자는 "최근 2000채 사고가 터지고 뉴스에 계속 나오고 있으니,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뉴스를 보고 불안해진 빌라 세입자가 방을 빨리 빼달라고 연락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인천은 재작년 입주 사이클이 와서 오는 2024년까지 물량이 많다"면서 "구축이나 빌라에 살던 세입자들은 신축 아파트로 가서 살고자 하니 공실 리스크가 불거질 것이고, 특히 갭투자가 훨씬 활발했던 1~2억원대 이하 주택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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