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젊어진 재계 리더십...70·80년생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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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젊어진 재계 리더십...70·80년생 맹활약
  • 박규빈 기자
  • 승인 2023.05.29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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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주요 보직 거쳐 경영 수업 받아온 경력 발휘
1970~1980년대생 재계 총수들이 속속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상단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사장), 하단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사장)·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각 사 제공
1970~1980년대생 재계 총수들이 속속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상단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사장), 하단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사장)·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재계 오너가(家) 1·2세들이 현역에서 물러나고 경영 수업을 받아오던 3·4세들이 일선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1970~1980년대에 태어난 오너가 자제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주요 대기업들의 세대 교체에 속도가 붙고 있다.

1970년생이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현대자동차그룹의 새 사령탑에 오르며 3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정 회장은 △현대차 구매실장(이사 대우) △영업지원사업부장(상무) △국내영업본부장(전무) △현대·기아차 부사장 △기아차 사장 등을 거쳐 2009년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등 그룹 주요 보직을 거쳐왔다.

정 회장 체제의 현대차그룹은 단순 자동차 기업을 넘어 꾸준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모빌리티 혁신 기업'을 꿈꾸고 있다. 2021년 6월 1조57억원을 들여 '로봇 개'로 널리 알려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지난해 8월에는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1978년생으로 '4대 그룹' 총수 중 막내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6월 구본무 선대 회장이 작고해 '장자 승계의 원칙'에 따라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한 구 회장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철학에 입각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누적 적자가 4조9000억원에 달했던 LG전자의 스마트폰 담당 부문이었던 MC사업본부를 전격 폐지했다. 대신 자동차 전자 장비 사업을 확대할 목적으로 오스트리아 차량 조명 회사 ZKW를 품었고,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제약 부문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에서 LG화학을 통해서는 미국 항암 신약 기업 '아베오'를 인수했다. 배터리 사업 강화 목적으로 2020년 12월 LG화학을 물적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신라호텔 오너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1970년생으로, 부장 직급으로 입사했다. 재계에서는 이 사장이 '이건희 선대 회장을 가장 닮은 자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영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평이 나온다.

서울 중구 장충동 남산자락에는 전통 한옥 호텔을 건립해 내년 5월 중 완공 예정이다. 최근에는 호텔보다 면세점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인천상륙작전'으로 통하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확보를 위해 객당 임대료 8987원을 제시해 업계 최고 수준으로 베팅하는 배포를 보여줬다. 앞서 2015년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동맹을 맺고 용산 아이파크몰에 출점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972년생으로, 2003년 IT 계열사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차장으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자재부 총괄팀장, 여객사업본부장(상무A)·2010년 경영전략본부장(전무), 한국공항·진에어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2019년 4월, 조양호 선대 회장이 미국에서 급서하자 이후 한진칼·대한항공 대표이사(회장)직에 올랐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5월, 여객 운송 수입이 급감하자 경영난 타개책으로 여객기 좌석을 탈거해 화물기로 활용하는 역발상의 기지를 보였다. 이로써 별도 재무제표 기준 대한항공 54년 역사상 최고 실적인 영업이익 2조8836억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재는 제2의 창사 수준의 대어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 중으로, 해외 경쟁 당국자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은 SKC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한 이래 SK㈜ 사업지원담당·SK㈜ 글로벌 사업개발실장·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SK㈜ BM혁신실 임원을 지냈다.

SK네트웍스는 사업형 투자 회사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 자회사는 SK렌터카와 SK매직으로, 자체 사업을 유지하면서 투자 회사로서의 역할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1982년생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사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육군 제1군단 701특공연대에서 2년 4개월 간 장교로 복무해 중위로 전역한 그는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2013년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복귀했고, 이듬해부터 기획재무부문장(상무)으로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에는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고, 2022년 12월 26일에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그룹 명칭을 'HD현대'로 변경함과 동시에 로고도 새단장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1983년생이다. 김 부회장은 2010년 차장으로 입사했고,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태양광 사업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한화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부친인 김 회장이 개시한 방위 사업 재편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고,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의 기타 비상무 이사로 경영에 참여해 종합 방산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4차 누리호 발사부터는 K-우주항공 사업의 총사령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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