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통街, 불황의 역설… “경기 악화할수록 사치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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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유통街, 불황의 역설… “경기 악화할수록 사치 는다”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3.05.25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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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블런 효과, 고고익선 트렌드 확산 ↑
엔데믹 전환에 짓눌린 소비 심리 회복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에서 그래비트랙스' 팝업스토어를 체험하고 있는 고객들. 사진=연합뉴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에서 그래비트랙스 팝업스토어를 체험하고 있는 고객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경기 침체 속 고가의 제품 소비가 늘고 있다. 이는 과시욕, 허영심, 체험소비 욕구을 추구하는 ‘베블런 효과’와 고품질 상품을 찾는 ‘고고익선’ 현상이 확산되면서다. 고물가 장기화 속 생필품‧기본 식자재 등 필수재를 절약한 만큼 외식‧패션‧뷰티 등 사치재에 쏟아 붓는 소비심리‧트렌드를 고려한 유통업계 마케팅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25일 통계청이 분석한 ‘2023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4.7% 상승한 505만4000원을 기록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00만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물가, 엔데믹 전환에 따라 그간 짓눌렸던 소비까지 회복되면서 가계 지출은 대폭 커졌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오른 388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지출의 경우 작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282만2000원을 기록했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6.4%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음식·숙박(21.1%)과 교통(21.6%), 오락·문화(34.9%) 지출은 큰폭 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외부 활동 활성화, 소비 심리 회복 등의 결과로 보여진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10.2% 상승한 106만3000원을 나타냈다. 가계 대출 증가, 고금리 등으로 이자 비용이 지난해 42.8% 불어났다. 증가폭은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작년 동기 대비 3.4% 늘은 399만1000원을 나타냈다. 흑자액은 116만 9000원으로 12.1% 떨어졌고, 흑자율도 29.3%로 5.1%포인트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작년보다 5.1%포인트 높은 70.7%로 확인됐다.

5월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고가·고품질 제품의 소비가 급증했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9일까지 ‘선물하기’ 서비스로 보낸 품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까이 성장했다. 선물하기 매출 중 100만원 이상 상품 비중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20%까지 올랐다. 특히 명품 화장품 등 럭셔리 뷰티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30%로 늘어났다. 소비자가 찾는 상품군은 파편화된 것은 물론 가격대로 높게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 비중은 뷰티·유아동·가전·패션 순으로 많았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립스틱 판매가 늘어나는 ‘립스틱효과(Lipstick effect)’도 다시 확산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2월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2월 10~23일 사이 색조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했다. 동기간 현대백화점은 색조 화장품 매출이 42.9% 올랐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백화점 립스틱 매출이 20~30% 가량 증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지출을 최소한으로 하는 소비자도 많지만 3년만에 엔데믹 전환으로 그간 억눌린 소비를 하는 소비자 또한 늘어나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이런 소비 심리를 겨냥한 프리미엄 전략을 꾀해 수익성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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