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韓, 우크라에 포탄 수십만발 지원…미국이 받아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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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韓, 우크라에 포탄 수십만발 지원…미국이 받아서 전달"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05.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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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한미 비밀 합의로 비밀리 이송 작업 진행 보도
"美 정부, 한국과 포탄 구매 협의 사실 인정"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전선 인근에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전선 인근에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한국이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수십만 발의 포탄을 비밀리에 이송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비살상무기 지원을 원칙을 고수한 만큼 이번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에 포탄 지원을 약속했다가 철회한 한국 정부가 재고가 부족해진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매체는 '한국의 포탄 공급 때문에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집속탄 결정을 미룰 수 있게 됐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비밀 협의에 따라 미국에 포탄을 이전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차례로 우크라이나에 보내도록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WSJ은 한국에서 보낸다고 하는 이 포탄의 출처가 어디인지, '메이드 인 코리아'가 새겨진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가는 것인지는 기술하지 않았다. 다만 비밀 협정에 따라 한국이 미국으로 포탄을 보내면 미국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게 돼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한국 정부 모두 WSJ에 이에 관한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포탄이 얼마나 보내지는지 또 언제 전달이 완료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탄약 구매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논의 중이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WSJ 보도와 관련해 "평소처럼 비공개 외교 대화 내용은 비공개를 유지하겠다"면서도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동맹국들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는 보도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전날(2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풍산 그룹이 포탄을 생산해 계약하는 것은 있지만, 그 외 다른 부분에 대해선 한미 간 협의는 하고 있다”며 "저희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하는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나 폴란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원하는지 묻자 "폴란드를 통해서 우회하는 것도 사실은 없다"고 답했다.

매체는 이번 조치에 대해 살상 무기 지원을 주저해온 한국 정부 입장의 급반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앞서 WSJ는 지난해 11월에도 당국자를 인용해 한미 간 비밀 합의를 통해 한국이 우크라이나군에 갈 포탄을 미국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한국 국방부는 최종 사용자가 미국이라는 조건으로 협의 중이라며 살상 무기 지원 불가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날 WSJ은 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지난해 처음 우크라이나로 보낼 포탄 제공을 요청했고 비밀 합의를 두고 노력했으나, 언론 보도 이후 한국 정부가 냉랭한 태도로 돌아섰다고 미 당국자들 말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으로 돌파구가 마련됐으며, 당시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야 한다며 살상 무기 지원을 시사한 바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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