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당장 성과 미미하지만…‘DX’에 집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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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당장 성과 미미하지만…‘DX’에 집중하는 이유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3.05.2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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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디지털원주민’ 잘파세대 등장…미래 경쟁력 확보 치열
메타버스‧전문 센터 구축‧디지털 인재 육성 등…대규모 투자 확대
사진 풀무원 관계자가 디지털 학습 플랫폼 ‘디지털 아카데미’를 통해 온라인 학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풀무원 제공
올 초 국내 유통기업들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언급이 공통된다. 올해를 디지털 대전환 원년의 해로 삼고, 대규모 투자에 본격 착수한단 방침이다. 디지털화는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미래 소비 트렌드 기조에 따라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단 계산에서다. 사진은 풀무원 관계자가 디지털 학습 플랫폼 ‘디지털 아카데미’를 통해 온라인 학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풀무원 제공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유통업계가 ‘디지털 전환(DX)’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 초 국내 유통기업들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언급이 공통된다. 올해를 디지털 대전환 원년의 해로 삼고, 대규모 투자에 본격 착수한단 방침이다. 디지털화는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미래 소비 트렌드 기조에 따라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단 계산에서다.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잘파(제트+알파)세대의 소비 영향력 확대가 DX을 앞당기고 있는 만큼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인 잘파세대를 공략하는 것은 전방위 산업계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기업들은 자사몰, 디지털 마케팅 등에서 더 나아가 디지털 전환 기반 혁신을 꾀하고 있다. DX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전사 차원의 역량 육성에 집중하며 미래 신사업을 확대 및 강화하는 모습이다.

롯데그룹은 올 초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롯데정보통신과 롯데헬스케어 주도로 메타버스 서비스와 헬스케어 통합 플랫폼 등 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공개했다. 지난해부터 신사업으로 현실 같은 메타버스 구현에 집중하고 있으며, 신세계는 그룹 사업 방향을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해 인터넷과 온라인 등 고부가가치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솔루션 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B2B 식자재 유통 전문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오픈마켓을 보유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에 403억원을 투자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CJ프레시웨이의 상품, 물류, 제조 인프라와 마켓보로의 IT 기술을 바탕으로 데이터 공동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고객 사업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풀무원의 경우, AI 고객 경험 분석 시스템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집하는 시간을 기존 3주에서 24시간으로 단축, 약 380만건의 리뷰를 분석해 제품 개선, 개발에 반영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앞서 지난해 7월 AI 기술 기반의 ‘VOC‧Review 분석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선보이고,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식수 예측 시스템’을 급식 현장에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풀무원 자사 8개 공장과 협력기업 6곳에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조, 생산, 품질 등의 데이터 공유와 통합 관리가 가능한 ‘식품 디지털 클러스터 스마트 공장’ 구축도 완료했다. 전문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풀무원 디지털 아카데미에서는 디지털 인재 육성 로드맵에 따라 다양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교육 대상자와 분야, 난이도 등에 따라 총 52개로 운영된다. 외부 전문가와 풀무원 DX 핵심인력들이 강사로 참여하여 온라인, 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학습을 지원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임직원의 데이터 분석 능력 향상을 통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자 임직원 대상 전문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사전 내부 교육을 이수한 직원 중 상위 14명을 대상으로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과 함께 이달부터 오는 12월 초까지 약 6개월여간 데이터 분석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데이터 분석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교육과정은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들로 구성된 강사진에게 프로그래밍, 정형/비정형 데이터 분석, AI 머신러닝 등을 통해 데이터 분석 교육과 함께 교육기간 중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업무에 적용 가능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캡스톤 프로젝트로 구성됐다.

쿠팡은 디지털 혁신의 향후 수익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쿠팡은 지난 9년여간 적자를 감수하며 공격적 투자를 감행해왔고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 이커머스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3월 준공한 대구 풀필먼트 센터(이하 대구 FC)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이 집약됐다.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대구 FC는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획기적으로 낮추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제공하는 한편, 고객을 위한 로켓배송 서비스 품질은 한층 끌어올린 ‘최첨단 미래형 물류센터’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비대면 소비의 발전을 실감하며, 유통업계에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경쟁력 확보는 필수가 됐다”며 “과거DX가 UI‧UX 개선을 통한 자사몰 리뉴얼 정도에 그쳤다면, 최근엔 푸드테크, AI 기반 제품 및 서비스 품질 강화 등 범위와 기술력이 보다 더 고도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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