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5·18 홍보물에 '계엄군 사진' 사용 논란…野 "진정성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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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5·18 홍보물에 '계엄군 사진' 사용 논란…野 "진정성 의심"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3.05.18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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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트위터에 '계엄군 중심' 사진 사용 홍보물 올려
보훈처 "세심한 주의 기울이겠다" 삭제 후 사진 바꿔
사진=국가보훈처
사진=국가보훈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가보훈처가 제43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맞아 온라인에 게시한 포스터에 당시 시민들을 진압했던 계엄군의 시점에서 찍은 사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18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켜낸 날,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된 오월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는 문구와 함께 80년 5·18 당시 금남로에서 광주시민들과 계엄군이 대치 중인 사진이 들어간 포스터를 올렸다.

문제는 사진이 계엄군 대열 뒤편에서 찍힌 것으로, 구도가 '시민에 맞서는 계엄군'의 비중이 더 커 보이며 광주시민이 아닌 계엄군의 시각에 가까운 사진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논란이 일자 보훈처는 "'5·18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여러 컷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사진 이미지를 보여주고 과거의 아픈 역사를 딛고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고 미래 통합으로 나아가는 SNS 사진 시리즈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여러 컷의 이미지를 순차적으로 올려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재조명하려 했으나, 관련 첫 이미지가 계엄군 시각에서 바라보는 사진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캠페인의 목적과 의도가 아무리 좋았다고 하더라도 5·18 유가족이나 한 분의 시민이라도 불편한 마음이 드신다고 하면 결코 좋은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며 "시민들의 뜻을 충분히 존중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보훈처는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같은 글에 '전남도청 앞 광장에 모여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를 연 시민들'이라는 다른 사진을 붙여 다시 게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제히 보훈처를 비판하고 나섰다.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란이 된 게시물을 올리며 "계엄군이 주인공인 이런 사진을 굳이 2023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국가보훈처의 5·18 기념 이미지로 우리가 봐야 하느냐"고 질타했다. 아울러 박민식 초대 보훈부 장관 후보자(보훈처→보훈부 승격)를 겨냥해 "이런 사진을 5·18 기념 이미지로 승인하는 장관 후보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비난했다.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꼬투리가 아니다. 사진의 앞뒤가 바뀌어야 맞다"며 "맞지 않는 사진은 쓰지 말아야 한다. 누구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앞에서는 '계승'을 말하고 뒤에서는 자꾸 관행적인 시선이 튀어나오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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