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품은 한화그룹, 내친 김에 KAI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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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품은 한화그룹, 내친 김에 KAI까지?
  • 박규빈 기자
  • 승인 2023.05.16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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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계열사 포트폴리오, 지상 전력 비중 커
인수 시 전투기·훈련기 생산 수직 계열화 가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이 전투기 엔진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이 전투기 엔진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는 한화그룹 방산 사업 재편 과업이 해군 전력 체계까지 일단락 된 가운데 차제에는 공군 전투기까지 뻗어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새로운 주인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핵심 인물들을 차례로 영입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방위산업·화학·금융 3대 축을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의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시작한 방산 부문 투자는 후계자로 꼽히는 장남 김동관 부회장대에 이르러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한화그룹은 2014년 11월 삼성그룹으로부터 K-9 자주곡사포를 제작하던 삼성테크윈을 인수했고, 이듬해 6월에는 '한화테크윈(현 한화디펜스)'으로 문패를 바꿔달아 육군·해병대 지상 전력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현재 국내에는 1300여문이 배치돼 있는 K-9 자주포는 국군 포병 전력의 주력 장비임과 동시에 대한민국 방산업계를 대표하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로 동부 유럽 안보 문제가 급부상하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과 다연장 로켓 '천무' 등 폴란드 군비청과 8조원 어치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낭보를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정부의 차세대 장갑차 도입 사업에 판매 촉각을 세우고 있고, 폴란드 정부는 흔히 '레드백'으로 통하는 호주향 AS-21 보병 전투 차량(IFV)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사명 변경과 사내·외 이사진 추천 안건을 의결한다. 사진=연합뉴스
한화그룹이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사명 변경과 사내·외 이사진 추천 안건을 의결한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같이 지상군 전력 체계에 공을 들인 한화그룹은 지난달 27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얻어 15년만에 '숙원 사업'을 이뤄냈다.

대우조선해양은 민간 상선·플랜트 등을 취급하는 조선업체이나 동시에 △잠수함 △구축함 △초계함 △호위함 △잠수함 구난함 △심행 잠수정(AUV)·기타 함정 △상륙함 △병원함 △미사일 고속함 △군수 지원함 등을 건조하는 방위산업체이기도 하다.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핵심 부품들과 전투기 엔진,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용 배터리 팩·모터·전기식 작동기(EMA) 등 항공·우주 사업도 취급하고 있어 종합 군수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한화그룹 방산 사업 계열사들의 수출 포트폴리오는 자주포·폭약 등 지상군 전력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때문에 방산 사업 재편 총 책임자인 김 부회장이 고른 포트폴리오를 위해 항공 방산 분야 기업 인수에 적극 뛰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한화그룹의 KAI 인수 시도설이 꾸준히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현대·대우그룹의 항공 사업부를 통합해 설립된 KAI는 한국수출입은행과 국민연금공단이 각각 26.41%, 9.55%씩 지분을 들고 있는 사살상의 공기업이다. 그러나 글로벌 방산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KAI의 기업 가치도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만큼 세간에서는 수은이 매각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와 한국산업은행이 최근 한화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넘긴 최근의 선례도 존재하고, 한화그룹이 항공·우주 사업에 진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X 사업본부장·고정익 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한 류광수 전 KAI 부사장을 전략부문 전략실 전략2팀 담당 임원으로 영입했다. 이후 KAI 출신 인재들을 꾸준히 들여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 부회장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KAI까지 인수에 성공하면 기존 체제보다 더욱 확실한 육·해·공 진용을 갖추게 된다. T-50 고등 훈련기와 폴란드 영공을 누비는 경공격기 FA-50, 인도네시아와의 합작기 KF-21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납품한 GE 404/414 제트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수직 계열화가 가능해진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방산·한화시스템·쎄트렉아이의 수주 잔고는 올해 1분기 기준 52조3902억8900만원, KAI는 25조412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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